한 어린이가 1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어울림플라자 어린이도서관 입구에서 안대를 쓰고 보행하고 있다. 어울림플라자 제공
"앞이 안 보여서 불안해요. (안 보이면) 많이 힘들 것 같아요."
서울 강서구 등촌동 복합문화시설 '어울림플라자' 지하 1층 어린이 도서관 입구. 안대를 쓰고 시각장애 보행 체험에 나선 아이들은 "눈 감기 전에는 가까운 줄 알았는데, 가리고 가니까 너무 멀었다"며 공감대를 쌓았다. 장애 주제 그림책을 읽고는 '위험할 때 나랑 같이 가자', '내가 밀어줄게, 같이 가자' 등 감상을 남겼다.
게임몰릴게임 전국 최초 '배리어 프리' 복합시설
어린이들이 장애 주제 책을 읽고 '마음을 적어보는 시간'에 적은 글을 벽에 붙이고 있다. 어울림플라자 제공
지난달 18일 개관한 어울림플라자는 서울시가 위탁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운영하는 전국 최초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무장애)' 복합문화시설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경계 없이 문화와 복지를 누릴 수 있다. 시 예산 1,278억 원을 투입해 지하 4층∼지상 5층, 연면적 2만3,915㎡ 규모로 체력단련실, 수영장, 도서관, 다목적강당, 문화센터, 공연장, 연수원과 함께 장애인 치과병원,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갖췄다.
오션릴게임 2016년 사업 구체화 이후 주민과 학부모 반발 등으로 개관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주민 우려와 달리 14일 찾은 어울림플라자는 서로 다른 모습의 같은 일상을 꿈꾸는 이웃의 공간에 가까웠다. 건물 전체에 단차가 없고, 이동 동선도 넓어 휠체어 이용자는 물론 고령자, 유아차 이용자도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지난 1월 중순 임시 개관한
쿨사이다릴게임 뒤 이달 7일까지 누적 이용자는 5만여 명이다.
지하 2층 수영장 휠체어 수중경사로. 어울림플라자 제공
시설 곳곳에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수영장은 수중 휠체어가 있어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완만한 경사로를 타고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지체장애 대상 수영 프로그램을 수강 중인 한 어르신은 "걸어서 물에 들어갈 수 있어서 편안하고 좋다"며 "주 3회 1시간씩 이용하는데 사람들도 친절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체력단련실에는 휠체어를 타고 경주하듯 운동하는 기구와 휠체어를 탄 채로 근력 운동이 가능한 기구가 있다.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도 이곳에서 훈련한다.
도서관 내 발달장애인의 안정을 돕는 심리 안정실. 김지섭 기자
어린이 도서관은 '소음 친화' 공간이다. 소리가 나오는 사운드 북을 비치해 감각 자극이 필요한 발달장애 아동도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 점자와 활자를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점자 라벨 도서'도 보유했다. 책 읽는 공간은 신발을 벗고 앉거나 누워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도서관 내 심리 안정실은 발달장애인이 도전적인 행동을 할 때 편안한 환경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애인이 우선이며,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치과·숙박시설
의자에 앉아 미용을 한 뒤 의자 방향을 개수대 쪽으로 돌려 머리를 감는 원스톱 방식의 장애인 친화 미용실. 어울림플라자 제공
강서구에서 운영하는 3층 장애인 친화 미용실은 매일 예약이 100% 꽉 찰 정도로 인기다. 한 공간에서 커트나 염색, 샴푸까지 '원스톱'으로 스타일링이 이뤄진다. 장애인 응대 교육을 받은 미용사들이 머리를 손질해준다. 이날 예약을 위해 방문한 발달장애 아동의 아버지는 "자폐를 가진 아이들은 전동 이발기 소리와 가위질에 민감해 일반 미용실을 이용하기 힘들다"며 "교육받은 직원분들이 있어 믿음이 간다"고 했다.
장애인 연수 객실. 김지섭 기자
5층 장애인 치과병원은 출입구부터 접수, 상담, 진료, 수술, 회복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 무장애 동선을 적용해 휠체어 이동과 보호자 동행이 편리하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3, 4층엔 서울시 최초 '숙박형 장애인 연수 공간'이 자리했다. 각종 회의나 연수 목적으로 출장 온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다.
서은혜 작가가 14일 장애인의 날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문화 프로그램도 무장애 관점을 적용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공존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날 장애인의 날 기념 강연을 한 작가 겸 배우 서은혜는 '제 꿈은 다 이루어졌어요'라는 주제로 그림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자신의 장애 극복기를 전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현성 어울림플라자 운영국장은 "장애인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며 "장애인 참여 프로그램 확대와 일자리 연계, 공간 내 교류 활성화를 통해 단순한 시설을 넘어 인식 변화를 이끄는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어울림플라자 전경. 어울림플라자 제공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