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기]
국민을 사랑하는 이재명 대통령님!
저는 지금 인천 길병원사거리 맹성규 국회의원 지역사무실 앞 20m 차가운 통신탑 위에서 절박한 마음으로 고공 농성 중인 택시노동자 고영기입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올라온 이 높은 곳에서, 저는 매일 아침 도로 위를 바삐 오가는 택시들을 내려다봅니다. 저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을 동료들의 기가 막힌 사연과 저의 진심에 부디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997년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택시업계의 노예와 같은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택시월급제법을 만드셨습니다. 그러나 법률 미비와 대법원의 패소 판결 이후 택시
릴게임신천지 월급제는 사문화되어 버렸고, 그 틈을 타 사납금제는 독버섯처럼 다시 일반화되었습니다.
저희는 2014년부터 전주시청 앞에서 월급제 시행 및 위반 사업주 처벌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습니다. 2017년 김재주 지부장이 510일이라는, 당시로선 최장기 고공농성을 거쳐 민주당으로부터 보완 입법 약속을 받아냈을 때, 저희는 드디
릴게임5만 어 인간답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 ?지난 4월 8일, 고공농성 11일차 첫 투쟁문화제에
바다이야기사이트 서 연대자들에게 밝게 인사하는 고영기 사무장
ⓒ 공공운수노조
대통령님, 택시월급제는 사납금과 기준금으로 이어지는 착취 구조로부터 노동자의 삶을 바꾸는 '존엄의 법'입니다. 저는 김재주
릴게임꽁머니 지부장의 농성 당시 회사 대표를 끈질기게 설득해 2018년부터 실제 주 40시간 월급제를 현장에 도입해 왔습니다. 20년 가까이 운전대를 잡으며 제가 직접 겪은 변화 중 가장 기적 같은 것은, 하루 10시간 넘게 도로 위를 유령처럼 떠돌던 제가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퇴근'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납금제
손오공릴게임예시 아래서 택시기사들의 삶은 내 것이 아닙니다.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면 내 주머니에서 돈을 메워야 하기에, 몸이 부서져라 가속페달을 밟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서 돌아가는 월급제는 다릅니다. 법이 정한 주 40시간 이상의 최저임금이 보장되는 노동이기에 평범한 가장의 삶을 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니 비로소 '승객이 돈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손님을 '얼마짜리'로 계산하며 난폭운전을 일삼던 죄책감 대신, 승객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내 가족처럼 안전하게 모시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동자가 피곤에 찌들지 않으니 사고는 줄어들고, 시민의 안전은 저절로 지켜졌습니다. 사납금에 쫓기지 않아도 매출은 줄지 않았다는 사실을 저는 지난 수년간 현장에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님, 이런 '진짜 월급제'를 누리는 노동자는 전국에 고작 20명 안팎에 불과합니다. 법이 있어도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공고한 법인택시 사업주들은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소정근로시간을 3~4시간으로 줄이는 꼼수를 부려, 노동자들을 100만 원 남짓의 저임금 굴레에 가두고 다시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더욱 비참한 것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일부 노조들이 조합원의 동의도 없이 사납금을 올려주는 데에 독단적으로 도장을 찍으며 이 구조적인 착취를 방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택시 현장은 법과 정의가 실종된 무법지대와 같습니다. 일부 택시 사업주들은 매출 신고 시 사납금을 넘는 수입을 누락하며 막대한 세금을 탈루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며 근로장려금에 의지하거나, 심지어 가난의 대물림으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월급제가 시행되면 임금이 압류될까 봐 변화를 두려워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일부 사업주들은 노동자들의 이러한 취약점을 악용해 "월급제 하면 돈 못 번다"는 거짓 괴담을 퍼뜨리며 기득권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행태는 더욱 기가 막힙니다. 2019년 여야합의하에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택시발전법 개정안은 5년을 기다린 끝에 2024년 8월 전국 시행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시행 한 달을 앞두고 개악안을 냈고, 민주당은 더 나아가 2년 유예안을 통과시켜 버렸습니다.
더 기가막힌 건, 지난 3월 30일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소위에서 '택시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는 겁니다. 이 개정안에는 서울을 뺀 전국 지자체의 월급제 도입 시기를 2년 유예하고(2028년 8월 20일), 노사가 합의를 할 경우 사업장 면허 대수의 40% 안에서 근로시간을 다르게 정할 수 있는 예외가 담겨있습니다. 이는 최저임금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대통령님의 국정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주들은 경영이 어렵다고 아우성치지만, 이는 반박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노사정 TF에서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매출액은 이미 운송 원가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공공운수노조의 분석 결과, 택시 법인은 사납금제로 매출 대비 약 20%의 영업이익이라는 폭리를 취해 왔습니다. 중소기업 평균 영업이익이 5% 남짓인 현실에서, 택시 사업주들은 노동자의 등골을 휘게 하며 그 몇 배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 ?지난 4월 8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 사무실 앞에서 고영기 사무장 고공농성 11일차 첫 투쟁문화제가 열렸다.
ⓒ 공공운수노조
대통령님, 저는 살고 싶습니다! 20m 고공 농성장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아름답지만, 제가 돌아갈 현장은 여전히 지옥과 같습니다. 임금을 착취당하지 않고, 하루 10시간 넘는 살인적 노동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시민 여러분을 모시고 싶습니다. 택시노동자들은 더 이상 법의 사각지대에서 죽어갈 수 없습니다.
만약 택시발전법 개악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대통령께서 직접 이 비극을 멈춰주시고 거부권을 행사해 주시길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그것만이 수십 년간 이어온 택시 현장의 노예 노동을 끝내고,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퇴근'을 돌려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20명의 기적이 전국의 택시노동자들에게 퍼질 수 있도록, 저의 소박하지만 절박한 외침에 응답해 주십시오. 이 높은 곳에서 대통령님의 정의로운 결단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2026년 4월 13일인천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 지역사무실 앞 고공농성장에서 고영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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