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미롭지만 서늘한 연구 결과 하나가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작년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인공지능 진단 관련 논문이다. 연구진이 각막염 진단 AI 알고리즘을 조작해 의도적으로 30%의 오답을 내도록 설계하자 안과 전문의들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비전문의들의 진단 정확도는 54.5%에서 31.6%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화려한 알고리즘을 무비판적으로 맹신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필자는 기술의 진보를 무조건 찬양하는 맹신론자도 아니지만 기계의 등장을 두려워하는 러다이트(Luddite)와
릴게임꽁머니 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다만, 기술이 인간의 가장 예민하고 주관적인 감각인 시각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요즈음 그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고 혹시라도 위해가 있지는 않는지 정확히 짚고 싶은 전공자 중 한 명일 뿐이다.
바야흐로 메타,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스마트글래스와 삼성,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VR, AR, M
바다신릴게임 R의 시대가 열렸다. 이 신문물은 외국어 간판을 실시간 자막으로 띄워주고 눈앞의 사물을 AI가 분석해 음성으로 속삭여준다. 대중은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고개를 들고 세상을 보는 혁신에 열광하고 있다. 그렇지만 안경광학 전공자의 눈에는 이 화려한 디스플레이 이면에 숨어있는 한계가 느껴진다. 무엇을 얼마나 보여줄 것인가에만 몰두한 나머지 수백 년간 현장에서 다져
릴게임바다신2 온 ‘안경 조제가공’이라는 안경으로서의 핵심 철학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인에게 ‘동공간 거리’나 ‘광학 중심점 높이’ 같은 안경 조제가공의 제1 원칙은 낯선 언어에 불과하다. 기기에 전원만 들어오면 그만일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시과학의 관점에서 이 수치들은 안경이 지난 수백 년 동안 업데이트해 온 일종의 안경 설계의 핵심인
오션파라다이스게임 것이다. 인간의 얼굴은 좌우가 완벽히 대칭도 아닐뿐더러 양쪽 귀의 높이도 다르고 심지어 얼굴에 땀이 차면 안경은 흘러 내리기까지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안경렌즈와 내 눈의 초점이 1㎜ 혹은 1도만 어긋나게 된다면 시야가 비틀려 보이는 ‘프리즘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그 어긋남을 곧장 자각하지 못한 채 주기적인 편두통이 생기거나 가만히 앉아서도 미
릴짱 세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안경 때문이라는 인식을 먼저 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왜곡된 시각 신호를 교정하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계속 소비해야만 하는 뇌가 그렇게 느끼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보여주는 행위와 보는 행위는 분명 다르다. 전자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연산 속도, 콘텐츠 알고리즘의 영역이고 후자는 각막의 곡률과 동공의 위치, 양안의 각도와 뇌의 시지각까지 아우르는 생체광학의 영역이다. 빅테크는 전자에서 경이로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인간의 시각은 단지 카메라의 기능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광학과 신경과학과 인지심리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매 순간 재구성되는 능동적 해석 행위다. 그래서 같은 화면을 보여줘도 눈과 렌즈의 정렬이 어긋나면 뇌는 이를 세상의 오류가 아닌 자기 몸의 이상으로 받아들여 두통과 피로로 항의하는 것이다.
안경이 단순한 시력 보정 도구에서 AI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이 변곡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편안하게 볼 수 있는가이다. 수백 년간 안경 조제가공이라는 이름 아래 축적된 시과학적 통찰이 아쉽다. 기술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결국 그 기술을 수용하는 것은 생물학적 눈이라는 사실 그것이 이 혁신의 시대에 시과학이 던져야 할 가장 불편하고도 필수적인 질문이다.
서재명(마산대 안경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