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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의 기온 상승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약 3배 빠르다. 얼음과 동토가 녹으면서 전염병이 출현 또는 재출현할 수도 있다. 영구 동토층에서 최대 수백만년 냉동 보존돼 있던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병원체가 '고대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세계은행 블로그에 2020년 5월 게재된 '전염병 퇴치: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이라는 보고서에 이런 경고가 담겼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미지의 전염병이 인류를 팬데믹에 다시 내몰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알래스카 툰드라 지역에 매장된 시신에서 '1918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RNA가 발굴됐다. 2016년에는 시베리아에서 폭염으로 영구동토층이 녹는 바람에 '탄저병'으로 75년 전에 죽은 순록의 사체가 노출됐다. 이 탓에 12세 어린이가 숨지고 20명이 탄저병에 감염됐다. 티베트의 빙하에서는 미지의 고대 바이러스 28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영구동토는 대기에 있는 것보다 3~4배 많은 탄소를 품고 있는데, 최근 시베리아의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를 정도로 동토 지대가 달궈지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동토를 녹이고, 녹은 동토가 다시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고, 다시 기온이 오르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노출될 미지의 병원체 역시 갈수록 많아지고 더 다양해진다.
이게 세계은행 보고서가 "전염병과 팬데믹에 맞선 투쟁은 기후변화에 맞선 투쟁이기도 하다"고 단언한 배경이다. 보고서는 동토층의 해빙에 따른 위험 외에 △기후변화 자체가 전염병 발생을 늘리고 △대기오염이 바이러스 공기전파를 촉진하고 △기온 상승 탓에 바이러스의 변이가 활발해진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물론 해빙 동토에서는 인체 유해성이 낮은 원핵생물이 주로 발견되고, 탄저균 사례 등은 아직 국지적인 사건인 점 등을 들어 팬데믹 우려가 과하다는 신중론이 있다. 그럼에도 전에 볼 수 없던 새 미생물이 연구자들을 흥분시킬 만큼 많이 발견되고 있어, 언제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기온 상승 자체가 전염병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대표적 원흉은 모기로, 더운 지역에만 사는 모기는 지구온난화 덕에 더 북쪽으로, 더 높은 곳으로 진출한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다. 이에 따라 모기가 전파하는 치쿤구니아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에서 유럽·북미 등지로 확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8년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온도가 1.0도 상승할 경우 말라리아·쯔쯔가무시·렙토스피라·장염비브리오·세균성이질 등 5가지 전염병의 평균 발생률이 4.27%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모기·진드기·병원균 활동이 기후변화에 힘입어 활발해진다는 얘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와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담은 정보를 홈페이지에 꾸준히 제공한다. 이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인류 건강의 가장 큰 위협이고, 해마다 환경적 원인으로 1300만명가량 사망한다.
현재처럼 탄소배출 행태가 계속되는 경우 2030~2050년 해마다 25만명씩 영양실조, 말라리아, 설사, 온열 질환 등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으로 추가 사망자가 생긴다는 게 WHO의 우려다.
기후변화가 만드는 또다른 중요한 위협은 인간이 발을 디딜 곳마저 사라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비영리 기후과학 전문매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에 따르면 1850~1900년 산업화 시기 이전보다 지구가 1.5도 더워질 경우 독도 면적이 반토막 난다.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얼음과 동토층이 녹아 바다로 합류해서, 또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부피가 증가해 해수면을 높이는 탓이다. 인천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일대도 침수된다. 상하이, 도쿄, 뉴욕 등 외국의 연안도시들도 상당 면적이 바다 아래 잠긴다.
실제로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둘러싼 해수면은 1971~2010년 40년간 연평균 2.64mm 상승해, 같은 기간 지구 전체의 평균치 2.00mm를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외무장관은 무릎까지 빠지는 바닷물 속에 서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보낼 성명을 촬영했다. 수몰 위기에 처한 조국의 현실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면서, 각국에 기후변화 대응을 호소했다. 그는 연설에서 "여러분들이 보는 것처럼 투발루는 가라앉고 있다. 우리의 내일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노선 1.5도까지 남은 것은 고작 0.4도
앞서 기후과학자들은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1850~1900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면 인류의 생존이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을 받는다고 결론 냈다. 당장 예측 가능한 점만 꼽아보아도 해수면 높이가 26~77cm 치솟고 바다에서의 어획량은 150만톤 감소하며 산호초 70~90%가 사멸 위험에 몰리고 식물의 8%와 척추동물의 4%는 서식지를 절반 넘게 잃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속 유지하는 경우 2021년~2040년 지구 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에 도달할 것으로 지난해 분석했다. 2018년에는 1.5도 도달 시기를 2030~2052년이라고 전망했는데 불과 3년 사이에 10년 앞당겨진 것이다.
http://news.v.daum.net/v/20220214050308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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