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닷바람에 뺨이 얼얼해지는 강원 강릉시 정동진 해변. LG유플러스 강릉무선파트 직원들은 후드티와 누빔조끼 등 간편한 작업복에 약 2㎏에 달하는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5톤 트럭 위를 오르내렸다. 연말연시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이동식 기지국을 전진 배치한 후 이용자의 휴대전화가 적정 신호를 수신하는지, 데이터 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점검하고 안테나 각도를 미세조정하는 작업이다.



LG유플러스 강릉무선파트 직원들이 이동식 기지국 위에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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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휘 LG유플러스 원주인프라팀장은 "이동식 기지국을 배치하려면 지자체 인허가부터 전력·망 연결, 최적화 작업까지 일주일 이상 소요된다"며 "이 기간에 수시로 차량 위에 올라야 하는데, 공간이 협소하고 장애물이 많아 두꺼운 옷을 입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돋이 명소로 꼽히는 정동진은 새해 첫날 트래픽이 평소 대비 황금성오락실 최대 600%까지 급증한다. 올해는 약 20만명이 첫 일출을 보러 정동진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평상시엔 이통3사가 공동망을 운영하는 지역이지만, 연말연시에는 이를 해제한다. 대규모 이용자가 동일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유할 경우 과부하돼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각 사가 개별 망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통3 바다이야기부활 사의 네트워크 운영 역량이 단적으로 비교되는 시기여서 이동식 기지국 간 입지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 팀장은 "정동진은 좁고 긴 해변에 단시간 내 인파가 집중되는 지역"이라며 "평소 수준의 통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계기 7개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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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진 LG유플러스 강릉무선파트 책임이 이동식 기지국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윤지혜 기자


따뜻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동식 기지국 내부는 외부만큼이나 냉랭했다. 장비 과열을 막기 위해 에어컨을 상시 가동하고 있어서다. 천유진 강릉무선파트 책임은 "장비 발열이 상당해 여름철에 바다이야기슬롯 는 실내 온도를 20도로 유지하기 위해 에어컨을 풀가동한다"며 "고온 상태에서 먼지가 쌓이면 화재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환기·냉방·청결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이동식 기지국은 돌발 정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원 이중화, 예비 안테나·전선 확보 등 다중 안전장치를 갖췄다. 천 책임은 "정전 발생 시 차량 내부 배터리로 시스템을 우선 가동하고, 동시에 발전차를 급파해 대응한다"며 "통신 장비 역시 소비재인 만큼 언제든 고장이 발생할 수 있어 현장에서 즉시 교체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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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속에 맞는 새해…매년 '안전 기원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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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휘 LG유플러스 원주인프라팀장./사진=LG유플러스



이통사에서 네트워크 관리 업무는 '잘해야 본전'으로 여겨진다. 무(無)사고가 기본값인 만큼, '보이지 않는 성과'를 유지해야 하는 담당자들의 부담도 크다. LG유플러스는 연말연시 통신 품질 관리를 위해 24시간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평소보다 두 배 많은 관리 인력을 투입한다. 강릉무선파트 역시 이 기간 비상 대기 인력 2명을 상시 운영한다. 정동진을 찾은 시민들이 희망과 설렘에 들떠 있는 동안 현장 직원들은 긴장감 속에서 새해를 맞는다.

강명원 강릉무선파트장은 "매년 현장에서 대기하다 보니 추운 날씨가 가장 힘들다"며 "항상 장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어 긴장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 팀장도 "만반의 준비를 해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면 본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다행히 지난해엔 특별한 사고가 없었다"며 "매년 새해 첫 일출을 보며 전 직원이 '네트워크 안전 기원제'를 올리기도 한다"고 웃었다.
이 같은 대비에도 제야 행사나 일출 시간땐 일시적으로 통화가 안 터지거나 데이터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서 팀장은 "전체 용량을 증설해도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용량에는 한계가 있어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정 지역에 트래픽이 집중될 경우 인근 기지국으로 분산하고, 네트워크 전체 불안정이 예상되면 일부 접속을 조절해 전체 서비스 안정성을 우선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강원 강릉시 정동진 해변에 설치된 LG유플러스 이동식 기지국./사진=LG유플러스


강릉(강원)=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