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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제주 4·3, 제주 해녀항일운동 등을 작품으로 그려온 김홍모 작가가 라에드 바케르의 사진을 보고 초상화를 그렸다. 그림 김홍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가자전쟁 발발 2주년이 된지 이틀 뒤인 지난달 9일 휴전 협정을 맺었다. 이후 국제안정화군 배치와 하마스 무장해제를 두고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군인들이 공격받았다며 가자지구에 4차례 공습을 벌이는 등 위태한 휴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겨레는 사단법인 아디(ADI)와 팔레스타인여성위원회연합(UPWC) 손오공릴게임 의 도움을 받아 전쟁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인터뷰를 편지 형식으로 차례로 싣는다.


저는 라에드 하메드 바케르(40)입니다. 1985년 가자지구에서 태어났어요. 부모님을 포함한 저의 조상들은 수백년을 이 땅에서 살아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입니다. 제 아버지는 농부셨어요. 가자지구 북쪽 경계인 손오공게임 바이트하눈에 있는 땅에서 농사를 지으셨죠.

커다란 한 가족 같은 마을에서 9남매가 함께 자라며 즐거운 기억들이 많아요. 하지만 고통스러운 기억들도 적지 않아요. 저는 부모님을 돕기 위해 어려서부터 밭일을 하며 무거운 짐을 날라야 했어요. 그래도 팔레스타인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의 한 부분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 바다이야기예시 각합니다.
한번은 이스라엘 점령군들이 불도저로 우리 가족의 밭을 밀어버렸죠. 특별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에요. 그들은 그저 팔레스타인 사람과 땅을 연결해주는 모든 것을 밀어버리고 싶었을 뿐이었죠.
다른 아이들처럼 저도 커서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세상에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요. 자라면서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무료릴게임 알게 됐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대학교에 진학해서 영상을 전공했어요. 가자시티에 있는 아즈하르대학에서 공부했죠.
대학을 졸업하고는 라마탄 뉴스 통신사에서 영상기자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정말 많은 사건을 촬영했죠. 파괴된 건물들, 수많은 기자회견…. 2008년, 2014년에 일어난 이스라엘 점령군과의 전쟁도 취재했어요. 라마 바다이야기사이트 탄 뉴스 기자들의 2008년 가자전쟁 취재 활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진실의 전달자’를 제작하는 데도 참여했죠. 어떻게 하면 빡빡한 마감 일정 속에서 더 멋진 장면을 담을 수 있을지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도 많이 했어요. 제 인생에서 이 일만큼 사랑한 것이 없었죠.
하지만 저희 회사가 문을 닫아 12년 동안 일하던 직장을 잃었어요. 그 뒤로 가게 점원, 운송기사, 경비원, 카페 직원 등 여러 일을 하면서 전전했죠. 최근 4년간은 그마저도 일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어요. 가자지구엔 젊은이들도 일거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요. 그동안 아내와 딸, 세 아들에 제 부모님까지 모두 여덟 가족을 건사하기란 쉽지 않았어요.
그러던 지난 2023년 10월 가자전쟁이 터졌습니다. 전쟁이 나고 부모님과 제 형제의 가족들과 함께 살던 4층짜리 집은 완전히 부서졌어요. 정확히 언제 그렇게 됐는지도 몰라요. 전쟁이 난 뒤로 남쪽으로 피난을 떠난 뒤로 올해 초에 60일 휴전을 해서 돌아와 보니 집이 사라져버렸어요.
4번의 피난 끝에 지금 머무는 가자지구 중부 다이르알발라흐에선 200㎡(약 60평) 땅에서 제 가족과 제 세 형제의 가족, 장인어른 가족들까지 다섯 가족이 살아요.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서른명이 넘는 가족들이 텐트에서 살면서, 먹고 자고 씻고 다 해야 해요. 먹을 것도 부족해서, 저는 지난 석달 동안 몸무게가 70㎏에서 50㎏으로 줄었어요.
3살짜리 막내아들 아담은 장애가 있었어요. 가자지구 병원에서는 치료할 장비와 약이 충분하지 않아서 이집트에서 들여오는 걸 사야 했어요. 하지만 전쟁으로 이집트에서 들어오는 물자가 끊겨서 아이가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됐어요. 면역력이 약해진 아이는 피난민 캠프의 열악한 환경에서 독감에 걸렸고, 지난해 2월25일 결국 눈을 감았습니다.
이젠 저의 둘째 아들인 아흐메드(7)도 걱정입니다. 아흐메드도 장애가 있어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해요. 할 수 있는 건 앉아 있는 것과 웃는 것밖에 없어요. 그래도 우리 가족과 모든 감정을 공유하죠. 전쟁 속 기근과 열악한 상황 속에서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요. 아이가 다른 나라로 가서 치료를 받기를 원하지만, 그럴 기회를 얻는 사람은 매우 적어요. 절차도 길고 복잡하고요.
지난달 휴전이 시작됐지만, 정말로 전쟁이 멈춘 것 같지는 않아요. 매일 팔레스타인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어요. 국경은 여전히 폐쇄됐고요. 이스라엘군이 그어놓은 ‘황색 선’을 넘어서는 갈 수가 없어요. 제 가족들이 살던 바이트하눈도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지역 안에 들어가 있어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라요. 황색 선이 영구 분단선이 될 수 있단 이야기도 들리는데 그러면 제 가족은 영영 고향을 잃게 됩니다.
저희는 세상 누구보다 평화 속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저도 촬영기자로서 일을 다시 하게 되기를 바라고요. 제 아이들이 독립한 팔레스타인 국가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매 순간 죽음과 내쫓길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 속에서 살길 바랍니다.
정리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