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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4-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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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5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됐다. 국방부는 이날 한미 양국이 연합 공중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 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F-16도 참여했다. 이 훈련을 두고 '태양절'에 한미가 미 전략자산을 동원한 공중훈련을 실시해 대북 억제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는 언론보도들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북한은 이를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태양절 당일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다. 한반도 상공에 북한이 그렇게도 치를 떠는 미군 전략폭격기가 전개됐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살림집 준공식을 진행했다. 준공식 학자금 전환 에는 김정은의 딸 주애도 등장했다. 한미는 전략자산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했는데 북한은 태연히 살림집 준공식을 거행하며 김정은의 애민 행보를 부각한 것이다. 한미가 '태양절'에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정작 할아버지 생일을 기리지도 않았고, 겁먹은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앞서 현지시간 4월1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상 휴대폰 요금제 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주한미군이 사라지면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을) 침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하며 주한미군의 중요성과 북한의 위협을 강조했는데, 15일 하루만 놓고 보면 한미가 '오버'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이 연출된 셈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도 "주한미군 감축은 새희망홀씨대출 한도 문제가 될 것(problematic)"이라고 지적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과 미국 본토 방어에 집중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병력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 세계 미군 배치 조정이 검토되는 가운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사령관들이 주한미군 철수·감축론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재무계산기 사용법 입장을 밝힌 것이다.?
3월20일 경기 연천군 임진강 일대 석은소 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도하훈련에서 훈련을 마친 장병들이 연합부교를 건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브런슨 "주한미군 감축하면 문제 될 것"
개인회생중 사령관들의 발언 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한미는 북한의 태양절을 맞아 대대적인 연합 공중훈련을 통해 주한미군의 중요성과 확장억제 능력을 재확인한 것인데 정작 상대방인 북한은 '일없다'는 분위기였다. 미군 전략폭격기나 핵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 전개가 최근 수년간 빈번해지자 내성이 생겼는지 모르겠으나, 한편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미군 재배치와 중국에 대한 방어에 전념하자 한숨 돌리는 분위기로도 읽힐 수 있었다.?
3월29일 워싱턴포스트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작성한 '임시 국방 전략 지침'에서 앞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 대비와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북한을 비롯한 다른 위협에 맞선 대응은 동맹국들에 맡긴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이 현실화하면 북한은 미국의 대(對)한반도 확장억제력을 덜 신경 써도 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약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대비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양안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면 주한미군의 이동과 개입은 불가피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주한미군이 줄어든 한반도에서 바다 건너 불구경하듯 해도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여기에다 한미동맹을 명분으로 대만 유사시 한국군 차출 압력도 더해지면 북한으로서는 당분간 적어도 한미 연합훈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올 수 있다.?
2024년 8월29일 필리핀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인도태평양사령관인 새뮤얼 퍼파로 제독이 손짓하고 있다. ⓒAP 연합
거래 관점의 '원스톱 쇼핑' 협상 원하는 트럼프
중국이 대만 침공 상황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 지역을 공격하도록 해 주한미군을 붙들어 두게 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세습 정권의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량응징 보복에 직면할 수 있는 전면적 도발을 감행하면서까지 중국의 부탁을 쉽게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지 도발 위협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을 측면 지원하는 정도가 될 공산이 더 커 보인다. 이 정도만 해도 북한 입장에서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상당 부분 막았다고 중국에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을 주요 변수로 놓고 보면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이름 아래 언제든지 한반도를 떠날 수 있는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으로 주한미군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북한이 전면 도발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수이기도 하다. 주한미군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 가치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10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우리가 한반도에서 제공하는 것은 동해에서 러시아가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잠재력, 서해에서 중국이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잠재력, 그리고 현재 작동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도 한몫을 단단히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브런슨 사령관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투자'에 대한 보상은 돈으로만 측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보상은) 접근성, 전진기지, 지속적 파트너십과 억지력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섣부른 주한미군 감축은 대북 억지력은 물론 대중국, 대러시아 견제 역할도 약화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북·중·러에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선 사령관들의 이런 인식과 달리 현지시간 4월9일 "유럽과 해외에 있는 미군을 감축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유럽에 있는 군에 대해 비용을 내지만 제대로 보전(reimburse)받지는 못한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답하며 해외 주둔 미군을 '비용'으로만 보는 시각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주둔 미군이) 무역과는 관계가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협상의) 일부로 할 것"이라며 주한미군 주둔과 방위비 분담 문제를 관세와 묶어 '원스톱 쇼핑'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7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방예산을 승인할 것"이라며 국방비 1조 달러(약 1420조원) 시대를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이 돈이 없어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안다. 충분히 쓸 돈이 있고, 써야 할 이유도 있는데 지갑을 닫는 상대. 앞으로 미국을 대하면 떠오를 것 같은 이미지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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