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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SF) 같은 시와 시 같은 소설이 나왔다. 최근 국내 최초의 SF 시집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과 '소설가의 시' '시인의 소설'이 잇따라 출간됐다. 장르를 허물고 경계를 넘어 문학의 가능성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김혜순 등 12명·허블 발행·196쪽·1만4,000원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에는 종과 개체, 퀴어, 생물성, 변신, 자연, 우주, 바다이야기5만 무한, 외계, 시간, 타자, 사랑을 아우르는 시 36편이 담겨 있다. 한국 시단을 이끄는 김혜순, 신해욱, 이제니, 김승일, 김현, 서윤후, 조시현, 최재원, 임유영, 고선경, 유선혜, 한영원 등 시인 12명이 SF와 접하며 3편씩 쓴 시편. 김혜순이 최근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을 포함해 단행본 시집에 실리지 않은 작품들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로만 모았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그런, 특유의 성질 있잖아. 뭐 사랑이라든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게만 있는 어떤 그런 것들을 가지고, 인간들에게만 있는 거, 용기, 호기심,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이 있잖아"(최재원·'그 이야기') 단순히 우주나 외계를 소재 삼아 쓴 시라서가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에 살아 있 황금성릴게임사이트 는 존재로서 인간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SF적이다.
시집에 유난히 사랑의 시가 많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사랑에는 우주적인, 그러니까 인간의 범위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 틀림없"(인아영 문학평론가)기에. 서윤후 시인의 '드론과 결혼하기'에서 '나'는 "심장이 유일한 약점"인 인간. "내가 오늘 들고 있을 부케는 우주대폭발/ 한 아 게임릴사이트 름에 받을래? 양손으로 쥐어볼래?/ 함께 흩어질 수도 있어 우리의 소원처럼"
SF 시를 부각하기 위해 편집에도 변화를 줬다. 수록된 시에는 시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한 명의 시인이 쓴 시들을 나란히 두지도 않았다. 제각기 흩어 배치했다. 시집이 특별해지길 바랐던 편집자의 의도다. 안태운 허블 편집자는 "이를테면 이제니 시인의 시 세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편을 따로 보면 '이게 SF적이야'라고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세 편을 떨어뜨려 앞뒤의 시들과 조응하도록 했을 때 분명히 존재하는 SF성을 감각하기를 바랐다"고 했다.



잉걸북스 문학선 'CROSS' 시리즈의 '소설가의 시'와 '시인의 소설'


신생 출판사 잉걸북스의 문학선 'CROSS'가 시도한 '소설가의 시'와 '시인의 소설'은 시와 소설의 경계를 허문다. 소설가가 쓴 시와 시인이 쓴 소설이 각각 담겼다. 내용과 형식뿐 아니라 장르에도 도전하는 '저항의 문학'을 표방한다.
문학선의 시작을 알린 '소설가의 시'에는 권재이, 김도언, 김태용, 문형렬, 서하진, 은미희, 이만교, 이명랑, 전경린, 한창훈 등 소설가 10명이 쓴 시 49편이 수록됐다. 시인 강정, 김이듬, 박정대, 이승하, 전윤호가 각각 쓴 중단편소설은 '시인의 소설'에 실렸다.
장르 간 경계가 허물어질 때 "시인의 소설은 단지 장르의 이동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세계와의 거리를 다시 조정하는 특별한 순간"(하성란 소설가)이 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