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닭다리는 사랑”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배달 치킨의 닭다리 개수가 모자라진 않는지 세어보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상대방이 닭다리를 양보하면 본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지대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유독 닭다리를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서 나온 말입니다. 오죽하면 지난 2023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한국육계협회는 ‘닭다리는 사랑을 싣고’라는 이벤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닭다리, 너라면 줄 수 있어’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닭다리로 전해보는 건 어떠냐고 홍보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치킨업계에서는 순살메뉴 중심으로 닭다리살 함유량을 줄이주식투자동호회 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거셉니다. “더는 안 시켜 먹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자 경쟁사는 닭다리살 100%로 순살메뉴를 만들겠다는 입장문까지 냈습니다. 난데없는 논란은 왜 생겼을까요. 23일 식음료(F&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교촌치킨이 순살메뉴에 닭가슴살을 섞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져스트릴게임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순살 메뉴의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사실상 꼼수 가격 인상’ 지적이 나왔지만, 치킨을 즐겨 먹던 사람들은 순살메뉴에 닭가슴살을 섞는다는 사실에 더 주목했습니다. 그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우리나라에선 통상 닭가슴살이 닭다리살보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 3사(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릴게임 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닭가슴살 가격은 닭다리살보다 30% 정도 쌉니다. 100g당 2600원 수준에서 닭다리살이 판매된다면 같은 중량의 닭가슴살 가격은 1740원 수준입니다. 순살메뉴의 중량을 낮춘 가운데 닭가슴살까지 섞어 팔면 공급자 입장에선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들이 교촌치킨에 대해 ‘가격만 올린다’, ‘초심을 잃었다’고 비판하는 이유오션파라다이스 온라인 입니다. 이런 경쟁사의 상황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치킨 프랜차이즈도 있습니다. 바로 노랑통닭입니다. 노랑통닭은 지난 17일 “전국 모든 매장에서 순살메뉴 전 품목에 닭다리살 100% 사용을 재개하게 됐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교촌치킨이 순살메뉴 중량을 줄이고 닭가슴살을 섞어 쓰겠다고 밝힌 지 대략 일주일이 지난 후였습니다. AJS 주식
노랑통닭은 지난 17일 닭다리살로만 순살메뉴를 만들어 판매한다고 밝혔다./노랑통닭 제공
노랑통닭은 입장문에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정상화되고 가격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소비자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순살메뉴 전 품목을 다시 닭다리살 100%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굽네치킨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이 업체는 원재료 수급 문제가 심해지자 지난 7월 가맹점주 간담회에서 순살 메뉴에 닭가슴살 혼합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닭다리살 100%로 판매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이 같은 즉각적인 반응은 국내 치킨 시장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200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늘면서 최근엔 ‘제 살 깎아 먹기’ 수준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대세입니다. 경쟁은 가열되는데 원가 상승 부담까지 맞물리자 치킨 업계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배경입니다. F&B 업계 관계자는 “치킨 시장에서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이 등을 돌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킨을 자주 시켜 먹는 소비자들은 닭다리살의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 풍부한 육즙에 특히 민감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닭가슴살을 섞었을 때 맛에 영향을 준다면, 결국 충성고객은 떠난다는 의미”라며 “일종의 ‘역린(逆鱗)’일 수 있어서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치킨업계의 눈길은 다시 교촌치킨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재료와 중량을 바꿔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계속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기 때문입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상반기 0.92%에서 올해 상반기 7.98%로 상승했습니다. 향후 교촌에프앤비의 경영 성과를 볼 때 수익성 개선세와 동시에 매출 규모 변화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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