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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대학로에서 탄생한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오르며 K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박천휴 작가, 윌 애런슨 작곡가), 작사·작곡상(박 작가, 애런슨 저신용자근로자대출 작곡가), 연출상(마이클 아든), 남우주연상(대런 크리스), 무대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번 토니상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이 작품은 올해 토니상 최다 수상작의 영예도 안았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수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차트 1위 석권에 이어 외환은행 노조 K컬처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토니상 수상으로 한국은 미국 엔터테인먼트계에서 가장 중요한 4대 상인 에미상, 그래미상(소프라노 조수미), 오스카상, 토니상을 모두 수상했다”며 “‘에고트(EGOT·4개 상의 앞 글자를 딴 단어)’ 지위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창작해 초연한 작품이 미국 브로 소액투자 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을 수상한 것은 ‘어쩌면 해피엔딩’이 처음이다. 박 작가의 토니상 작사·작곡상, 극본상 수상도 한국인 최초다. 앞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아시아인 최초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은 ‘위대한 개츠비’가 토니상 의상상을 수상했으며 CJ ENM이 제작에 참여한 ‘물랑루즈’ ‘킹키부츠’가 미국 작품으로 토니상을 받은 바 있다.
하자의범위
이날 시상식에 오른 박 작가는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 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작품에 대해 “한국의 인디팝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음악, 전통적인 브로드웨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했다”며 “모든 감성이 어우러진 ‘멜팅팟(용광로)’과 같다”고 소개했다. 그 채무자회생및파산 는 수상 직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큰일”이라며 “오늘 하루 종일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벅찬 심정을 전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이미 예견됐다.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드라마리그 어워즈’ ‘외부 비평가 협회상'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상’ 등 토니상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유수의 시상식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잇달아 수상했기 때문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로봇이 주인공인 이 작품이 사회·문화적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데다 영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 않은 독창적인 작품을 높게 평가하는 심사위원단의 성향도 ‘어쩌면 해피엔딩’의 수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윌휴 콤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박 작가와 애런슨 작곡가가 창작해 2016년 서울에서 초연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뉴욕에서 공연 중이다.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박 작가와 애런슨 작곡가가 ‘번지점프를 하다’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작품이다. 둘은 두 작품 외에 ‘고스트 베이커리’ ‘일 테노레’ 등 다수의 작품도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한국 뮤지컬의 제작 역량과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한국 뮤지컬은 연극의 지류라는 오해와 수입 뮤지컬이 주를 이루는 시장이라는 편견에도 공연 산업의 주요 분야로 성장하며 거듭된 발전을 이뤄냈다”며 “K뮤지컬의 역량을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을 축하하며 문화예술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문화예술계가 또 한 번의 특별한 순간을 맞이했다”며 “오랜 시간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흘린 땀과 열정, 그리고 창의적인 도전의 결실”이라고 썼다. 또 “정부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하고 우리 예술가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또 세계 속에서 빛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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