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이석희가 시집을 낸다고 연락이 왔다. 석희에게 전화했다. 시집을 낸다는데 그림 전시회는 안 하느냐고 물었다. 내년에 계획하고 있단다. 나 혼자 물었다. 그러면 서예전은? 또 사진전은? 금년에 몇 년 만에 화동연우회 공연이 있다는데 이번에는 출연하지 않는지? 얼마 전부터 배웠다는 판소리는 연주회를 개최할 생각은 없는지? ‘우리문화사랑’이라는 문화 기행 그룹을 만들어 전국의 문화유적지를 방문하는 일도 해 왔는데, 그 일은 어떻게 하는지? 석희는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해놓은 게 너무 많아서 이제 이를 정리해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도무지 못하는 게 없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국세청 차장까지 지낸 고위 공직자로, 불운한 탓에 국세청장이나 재경부 장관은 못했지만 조세 행정이나
kodex 레버리지 주식 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자인데, 행정 분야뿐 아니라 예술 분야에도 만능이다. 우리나라 선비들이 유학자이면서도 시와 서화에 능하고 시조를 읊는 ‘소리’도 한다지만 이석희만큼 다재다능한 선비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가 찍은 사진으로 자기 세무법인의 달력을 만들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나는 노래를 좋아한다. 젊어서 친구들과 대폿
스켈핑 집에서 젓가락 두드리며 노래를 배웠다. 그러다가 TV에도 안 나오고, 유행가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어느 가수가 불렀는지도 모르는 노래도 몇 개 알게 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팔공산’이란 대중가요다. 1절은 “팔공산 달이 밝아 창에 비치고∼”로, 2절은 “금호강 나루터에 빈 배 떠돌고∼”로 시작하는, 대구와 경북지방이 주제인 노래다. 그러나 대구나
폭락주 경북지방에 가서 이 노래를 불러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 노래는 고등학교 연극반에서 합숙할 때 석희에게 배운 것이다. 석희는 어디서 배웠는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이렇게 못하는 것이 없고 열정적인 이석희는 능력만 빼어난 것이 아니다. 정말로 사람다운 사람이다. 무엇보다 남을 배려하고 주변에 봉사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석희는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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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봉직했던 국세청의 후배들이 석희를 모시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서 이석희는 ‘영원한 선배’로 존경받는다. 후배들이 세운 세무법인에서 고문으로 모셨고, 지금은 은퇴해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데도 후배들은 아직 그에게 사무실을 내주며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가 후배들로부터 얼
블랙홀3D 릴게임 마나 존경을 받는지 말해준다.
석희는 남을 돕는 데 특별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다. 나야말로 석희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 경기고 연극반에서 만난 석희는 나에게 언제나 따뜻한 후원자였고 후견인이었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후 그는 여러 동기, 선후배들을 끌어들여 재정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나를 지원하는 데 진력했다. 내가 정치적인 소신 때문에 당적을 바꾸는 등 파란만장한 생활을 했고, 이에 따라 많은 지지자들이 나에 대한 지원을 끊었는데도, 석희는 어떻게든 나를 돕기 위해 노심초사한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고마울 뿐이다.
이러한 모든 석희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석희에게 가장 큰 가치는 가족 사랑이다. 아내 사랑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딸 사랑, 손주 사랑은 그에게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가장 소중한 가치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그의 자식들, 손주들이 오는 날에는 그들을 돌보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다.
석희와 사모님, 그리고 가정의 행복을 빈다. 석희의 시가 우리 마음을 맑게 해주고, 그의 다양한 예술 재능이 세상을 밝게 비춰주길 기대한다.
손학규(전 경기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