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함양중학교 20회 동창들은 올해 3분기 모임을 ‘백사실 계곡’으로 정하고 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 밖에서 모였다. 지난 9월 19일이었다. 나는 2년 전쯤 백사실 계곡을 주마간산 격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이후 그 소중한 일대가 재개발된다는 보도가 있어 무척 아쉽고 안타까웠다. 걷기 장소를 그곳으로 정한 집행부에 ‘고맙습니다!’가 절로 나왔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백사실 계곡은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조용하고 아늑하게 축복받은 곳이다. 그럼에도 서울 토박이마저 모르는 경우가 펀드적금 많다. 부암동 일대는 예로부터 산이 깊고 물이 맑으며 경치가 아름다워 조선 세도가들의 별서(別墅·교외 근처에 한적하게 지은 집) 자리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구비문학 ‘오성과 한음’에서 오성으로 나오는 주인공 백사 이항복의 별서터가 이곳에 있어 백사실(白沙室) 계곡으로 불렸다고 한다. 백사실을 백석동천으로도 부른다. 이곳 ‘白石洞天’ 암각문하나대투CMA 은 18세기 문인 이병연이 새긴 글씨로 지금도 선명하다. ‘백색의 돌이 아름다운 계곡’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한양도성의 북문인 숙정문을 지나 가파른 북악의 산마루를 넘어 도착한 창의문(彰義門)은 ‘올바른 것을 드러나게 한다’는 뜻으로 자하문(紫霞門)이라 부르기도 한다.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창의문에서 출발하거나 세검정에서앞으로주식전망 물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 등. 정감 어린 고샅을 지나 오래된 가옥들과 이어지는 계곡의 작은 물줄기를 따라 오르니 엊그제 내린 비로 시원한 물살이 제법이다. 백사실 계곡은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특히 1급수 지표종인 ‘도롱뇽’이 계곡에 집단으로 서식하니 청정지역임은 틀림없다. ‘고마리’로 가득한 연못과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피톤바다이야기 게임방법 치드 향이 온몸을 적셔 자연 속 힐링 여행이 된다. 능금마을 길을 걷는 즐거움도 크다. 뒤편으로 보이는 올망졸망한 옛집들이 우리들의 새참 시간을 알려준다. 각자가 가져온 음식들을 펼치니 뷔페 식당이다. (김)윤근이 센스 있게 내놓은 마늘 빵은 간이 맞아 막걸리 안주로 일품이다. 오늘 주제어는 군번 청문회다. 1971년 4황금성게임다운로드 월 논산훈련소 입영 장정들의 1217**** 군번 동기들의 유쾌한 웃음이 계곡을 울린다. 오죽했으면 우리 일행을 자하문 정류장에 내려준 시내버스 기사가 “시끄러워서 운전을 못하겠다”며 농담을 했을까. 70대 중반 ‘경상도 싸나이’ 14명이 심신을 치유한 한나절이었다. 백사실 계곡은 아직도 ‘무인 계곡’과 다름없다. 우리가 찾은 금요일 한낮에 단체 방문객(아마도 일본 여성들) 몇몇만 보였다. 재개발 소식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보존 운동 단체들이 ‘도심 생태계의 보고’라며 재개발 반대 서명 중이라고 한다. 최근에 본 영화 ‘더 디그’(THE DIG, 2021)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본다. 7세기 앵글로색슨 시대에 묻혔던 석세스 호(船)를 1939년에 발굴했으나 밖으로 꺼내지 않고 그대로 두고 나뭇가지를 얹어 보호한 뒤 그 위에 발굴 당시의 흙으로 정성껏 덮는다. 문화유산에 대한 탐욕적 소유를 거부하고 역사적 가치를 후대에 온전히 전달하려는 절제의 태도이다. 영화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으로, 폭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땅 소유자와 발굴 고고학자는 유적을 보존하기로 화해한다. 이는 전쟁의 파괴성에 맞서 인류의 문화적 유산이 지켜져야 함을 강조한다.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자유를 선택한 것이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백사실 계곡이 방문객으로 붐비고, 백사실 계곡에 사는 원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윈윈하는 낭보를 기대한다. 노청한(전 보호관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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