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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땅에서 맞이한 변화
    아웅 묘우(29·창원시) 씨는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의 가족은 미얀마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행복한 미래를 그리며 한국 땅을 밟은 게 2018년 6월이다.
    그의 한국 생활은 순탄하게 흘렀다. 곧바로 자동차 부품 자유적금 이자계산 업체에 취직해 철판을 절단하는 일을 맡았다. 지금까지도 여기서 일한다. 비자 전환과 연장 과정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 평온하던 일상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소용돌이쳤다. 군부는 2021년 2월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 정부를 전복하고 이에 저항하는 이들을 총칼로 탄압했다. 군부가 18~2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을 대상으로 강제 징집에 나서면서 무직자창업대출 귀국길은 더욱더 요원해졌다. 아웅 묘우 씨 역시 한국에 온 뒤로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미얀마로 돌아갈 길이 막힌 이주민들은 매주 일요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위를 열었다. 자국 상황과 무자비한 군부를 알렸다. 아웅 묘우 씨는 경남미얀마교민회 부회장으로서 목소리를 보탰다. 이제 그마저도 중단됐다. 군부 압박 천만원 대출 으로 미얀마에 남겨진 가족 신변이 위협받을 수 있어서다.




    2021년부터 이어온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마무리 일요시위 마지막 집회가 2022년 12월 1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창원역에서 열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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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창원에서 열리던 일요 시위는 중단됐고, 미얀마에서는 여전히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12월부터 시작되는 총선을 앞두고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그만큼 반발도 커지는 모양새다. 자연스레 민간인 피해도 늘고 있다.
    "국경 지역에 저항군이 많이 있는데 그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투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군 경기저축은행금리 부가 전투기를 폭격도 수시로 하는데 민간인들 피해도 큰 상황입니다. 특히 난민 캠프 등에는 마땅한 대피 장소도 없어서 비행기 소리만 들리면 다들 땅굴로 숨는다고 들었어요. 미얀마에 있는 자기 집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아웅 묘우 씨를 비롯한 국내에 있는 미얀마 이주노동자들은 저항군들을 위한 지원금을 보내거나 국내외 단체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군부에서는 전투기로 폭격을 수시로 하는데 저항군 쪽에는 그에 대응할 만한 무기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 무기는 비싸서 못 사는 상황인 거지요. 그래서 저희가 한국에서 버는 돈 일부를 매달 미얀마 저항군 쪽으로 보내고 있어요."
    언제든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감
    미얀마에서 한국으로 오는 이들 대부분은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발급받는다. 현재 E-9 비자는 정주화가 허용되지 않는 데다 최대 4년 10개월의 취업 활동기간이 만료되면 본국에 돌아갔다가 6개월 뒤 재입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비자 만료 이후로도 국내에 머무는 미얀마 이주노동자들 적지 않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미얀마로 돌아가는 것보다 한국에서의 불법체류자 신분이 낫다고 여기는 셈이다. 한국에서 군부 규탄 시위를 벌였던 이들은 자칫 군부에 붙잡힐 위험도 있다.
    "불법체류자가 되고 싶은 이주노동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나 미얀마인들은 자국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비자와 관련된 문제가 꾸준히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불법체류자가 된 사람들은 더 적은 돈을 받고 더 위험한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고 한 번에 미얀마로 추방될 수도 있으니까 불만이 있어도 제대로 이야기 못 하는 거지요."
    아웅 묘우 씨는 회사 도움으로 어렵사리 E-7 비자로 전환했다. 운이 좋은 경우라고 했다. 실제로는 장기간 체류가 가능한 E-7 비자로 전환이 쉽지 않다. 일정 수준 이상 소득 여건을 충족해야 하고 한국어 관련 자격증 등을 취득해야 한다. 특히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 입장에서는 더욱더 까다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비자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 올수록 다들 초조해합니다. E-7 비자를 발급받으면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역시 갱신 시기가 오면 괜히 예민해지기도 해요. 불법체류자가 되면 다쳐도 제대로 치료를 못 받아요. 언제 붙잡혀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크고요. 직장에서도 사장 마음에 안 들면 하루아침에 해고되기도 하지요.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마땅한 사유가 있는 불법체류자라면 벌금을 내고서라도 합법 체류로 바꿔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명절 때마다 깊어지는 그리움




    12월 시작하는 미얀마 총선을 앞두고 9월 30일(현지시각) 시민들이 유권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웅 묘우 씨가 사는 주택은 명절 때마다 시끌벅적하다. 집주인네 가족이 모두 모이는 까닭이다. 그는 집주인 가족을 볼 때마다 미얀마에 남겨진 부모님이 먼저 떠오른다.
    "명절쯤 주택가를 지나가면 전 부치는 냄새가 나요.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해주시던 미얀마 전통 음식이 떠올라요. 한국의 꽈배기 같은 음식인데 튀겨내자마자 호호 불면서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집주인네 가족들이 모여서 막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릴 적 우리 집이 생각나기도 해요. 삼남매라 늘 떠들썩했거든요."
    화목한 가족을 볼 때마다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 20대 초중반에 결혼하는 미얀마에서 그는 어느덧 '노총각'으로 불린다.
    "결혼 생각도 있는데 한국에서는 만날 기회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요. 미얀마로 돌아가야지 배우자를 만날 텐데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더 늦기 전에 결혼해서 딸 하나, 아들 하나 낳고 살고 싶어요."
    이번 추석에는 남동생과 함께할 예정이다. 남동생도 그를 따라 한국에 왔다.
    "미얀마로 갈 수가 없으니 지금은 퇴근하고 시간 날 때마다 부모님께 영상 통화를 합니다. 이번 추석 때도 동생이랑 밥 먹기로 했는데, 그때 통화 해보려고요. 한국에서 잘 먹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밥 먹을 때 전화하거든요. 빨리 직접 뵙고 같이 밥 먹고 싶네요."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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