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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앞둔 무등산수박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3일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마을에서 농민이 수확을 앞둔 무등산수박ISC 주식
을 살펴보고 있다. 2025.8.13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300∼400m 무등산 자락에서만 나는 수박이 있다.
고지대에서 적절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가 어우러져야만 자라는 무등산 수박이다.
무등산 중턱의 안개와 이슬을 머신세계I&C 주식
금고, 낙엽이 쌓여 형성된 비옥한 토질에서 자라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진초록색 껍질에 줄무늬가 없어 '푸랭이'라는 별칭을 가진 무등산 수박은 일반 수박보다 2∼3배 큰 크기를 자랑한다.
최고급 수박으로 꼽히며 임금님 수라상에도 오르던 전통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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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 속 폭염과 폭우가 일상화되면서 그 명성이 점차 빛을 잃고 있다.
까다로운 재배 조건, 이상기후에 흔들리는 명성
무등산 수박은 평균 무게가 20㎏에 이를 만큼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다만 그만큼 커지기까지 적당한 햇빛과 강수의 균형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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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은 껍질을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알맞은 비는 수박 속 붉은 단물을 채운다.
두 조건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생육에 곧바로 악영향이 나타난다.
햇빛은 일정량 이상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오래 노출되면 잎이 말라버리고, 특유의 감칠맛이 사라진다.
심한 경우 수박 표면이 누렇게 화상을 입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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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비가 과도하게 쏟아지면 껍질이 단단해지지 못해 내부에 고인 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린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7월 장마를 거쳐 본격적인 무더위를 버티고 8월 중순께 출하되는 일정한 기후 패턴 속에서 무등산 수박이 탄생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균형이 흔들리면서 무등산 수박 농가에 위기가 찾아왔다.
올해만 보더라도 광주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에 이어 7월 중순과 8월 사이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여름철 평균기온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변하는 기후 때문에 출하 시기도 통상 8월 15일 전후를 기록해왔다가 올해는 22일까지 늦어지기도 했다.
폭염ㆍ폭우 피해당한 무등산수박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3일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마을에서 농장주 문광배 씨가 최근 과한 습도와 햇빛 과다 등 오락가락하는 날씨로 인해 타들어 가는 무등산수박 잎을 만지고 있다. 2025.8.13 iso64@yna.co.kr
작황 부진에 무등산 떠나는 농민들
무등산 수박은 400년 역사 전통 그대로 재배방식을 고수해야만 비로소 푸른빛을 띠며 고유의 맛을 낼 수 있다.
생육을 촉진하기 위한 화학비료를 쓸 수도, 일손을 덜기 위해 기계로 재배할 수도 없다.
심지어 한번 재배한 곳에서는 연작도 할 수 없어 농기계, 스마트팜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다른 농산물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약 30년간 많은 농가에서 무등산 수박 재배를 포기했다.
1997년 무등산 수박 재배 농가는 34곳이었으나 올해 7곳으로 줄었다.
판매량은 2021년 2천500통에서 2023년 1천844통으로 감소했다.
작황이 좋지 않아 소득이 줄어든 탓에 대부분 다른 작물로 전환하거나 아예 무등산을 떠나는 이도 있다.
문광배 무등산수박영농조합법인 총무는 4일 "재배를 포기한 농가 중에는 고사리나 토마토로 간 사례도 있었고, 아예 이주해서 구례 등 지리산 자락으로 떠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 총무는 "고령인 농민들은 사라지는데 신규 농가가 아예 없으니 점점 재배양은 줄어드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전통을 잇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등산 수박의 명맥을 잇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인 만큼 종자 개량과 후계농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명맥 살리자" 지자체 농가 살리기 안간힘
무등산 수박 재배 농가가 급감하자 광주시와 북구는 지역의 전통을 지키고 농가를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역 대표 특산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행정 차원의 집중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무등산 수박 육성 3개년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지원에 나섰다.
우선 기후변화에 직접 대응하기 위해 고온 차단용 차열망을 각 농가에 보급했다.
차열망은 뜨거운 직사광선을 차단해 수박 잎과 줄기의 손상을 막고 내부 온도를 낮춰 생육 환경을 안정시키긴데 실제 농가 사이에서는 잎이 마르고 시드는 현상이 줄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많은 양분을 필요로 하는 무등산 수박이 계속 자랄 수 있도록 토양개량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 덕분에 판매량이 2천통이 채 되지 못했던 2023년 이후 지난해와 올해 2천100통까지 다시 올랐다.
광주 북구 관계자는 "무등산 수박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지역민의 자부심"이라며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농가의 힘만으로는 명맥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이 적극적으로 기술과 재정을 지원하고, 농가와 연구기관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만 지속 가능한 재배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앞으로도 무등산 수박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무등산 수박 출하 (광주=연합뉴스) 지난 8월 21일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수박 공동직판장 개장을 기념해 수박 시식회가 열리고 있다. 2025.9.30 [광주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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