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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작구 한 아파트 전용 84㎡(34평)에 전세를 사는 결혼 4년 차 직장인 이모 씨(37)는 6월 집주인에게 “실거주할 테니 나가 달라”는 연락을 받고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다. 부랴부랴 인근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니 전세보증금이 2년 전보다 3억원 가까이 올라있었다. 이 씨는 고민 끝에 아내를 설득해 마포구에 사는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 씨는 “청약에 7번이나 떨어졌지만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당첨되려면 무주택 자격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부모님이 2년만 살다 나가라고 하는데 2년 뒤가 걱정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댁이나 처가살이를 택하는 캥거루족들이 생겨나고 있다. 캥거루족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거나, 육아 등의 사정으로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들을 말하지만 요즘은 높아진 거주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부모에게 얹혀사는 신혼부부들 늘고 있는 것이다.
캥거루족 신혼부부들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며 청약에 도전하거나, 집값이나 전셋값이 하락할 때까지 버텨보려는 경우가 많다. 올해부터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의 소득요건이 완화돼 청약가능 요건을 유지하려는 부부도 적지 않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권모 씨(39)는 2년 전부터 벼르던 아파트 마련을 포기하고 캥거루족을 택했다. 2년 동안 1억 원을 모아 이사를 하려고 했는데 사려 했던 아파트가 2년 동안 2억 원 넘게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권 씨는 “2년 전 가격으로는 전세도 못 들어갈 수준이 됐다”며 “우선 청약을 노려보고, 부동산 하락장이 오면 매수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했다.
자녀 부부는 캥거루족을 원하지만 부모가 동거를 원치 않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직장인 이모 씨(35·여)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 친정에 들어가 살고 싶다고 부탁했는데 친정부모가 불편하다며 거절했다. 어쩔 수 없이 전셋값이 낮은 외곽으로 빠져야 할 것 같은데 출퇴근하기 정말 힘들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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